"우와, 스타스크림이다" - F-22 랩터를 직접 보다 남부의 사람,풍경들

지난 10월 18~19일 이틀동안 조지아주 마리에타 도빈스 공군기지에서 에어쇼 '윙즈 오브 마리에타'가 열렸습니다.
공군 곡예비행팀 '썬더버드'를 비롯해 약 40여대의 항공기가 일반공개됐는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눈독들인 타겟이 바로 F-22 랩터였습니다.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토이 팬들에겐 '트랜스포머'의 스타스크림으로 더 잘알려진 바로 그 존재죠.
아예 미 공군 보도자료에서도 '트랜스포머'와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F-22(Hollywood has already featured the F-22 Raptor in recent blockbuster movies such as "Iron Man" and "Transformers.")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니...

하지만 F-22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전투기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죠. 추력편향 노즐 적용, 스텔스 기능 적용, 세계유일의 5세대 전투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 등등... F-22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고도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팬들에겐 '마크로스 플러스'의 실제 모델로 더욱 잘 알려졌겠습니다만.) 게다가 미국 본토가 아닌 담에야, 해외에선 당분간 구경하기 힘든 최신형 전투기라는 점도 희소성이 높죠.

솔직히 에어쇼 입구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에이...설마 진짜 F-22를 일반 공개하겠어? 목업(실물대 모형)이나 갖다놓고 생색내는거 아냐?"라며 반신반의했습니다.
부대 식단표조차도 대외비로 취급하는 군대를 경험하다보니, 최고급 전투기를 일반 공개한다는 것 자체를 별로 믿지 않았던 건데요. 하지만 직접 들어가보니....

아니, 웬걸, 진짜로 떠억하니 실물을 갖다놓았습니다. "정말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놓고 공개를 하더군요.
그래도 콕핏까지 시원하게 개방된 다른 전투기와는 달리, F-22는 M4소총으로 무장한 공군 헌병이 엄중 경계하고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몸값비싼 전투기'라는게 조금은 실감나는군요.

역시 실제로 본 F-22는 책이나 군사잡지에서 본 것과는 또다른 실감이 났는데요, 다양한 각도에서 F-22의 자태(?)를 감상해보시죠.

우선, 콕핏 부분 디테일입니다. 스텔스기답게 모든 마킹과 도장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F-22의 최대 특징인 추력편향 노즐의 디테일...이라고는 하지만 커버에 덮여서 아쉽게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군사기밀?

제가 F-22를 처음 본 느낌은 "슬라이드 금형을 썼나? 접합선이 전혀 안보이네~~"
흔히들 항공기 프라모델을 만들다보면 리벳팅하고 패널라인(먹선넣기)에 민감하게 마련인데, F-22의 실물 표면은 그야말로 "매끈~~늘씬~~"했습니다. 수백 수천개의 부품이 조립되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균일했던 것이죠.

사이드와인더가 들어가는 웨폰베이의 디테일...이라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매끈~~합니다. 도대체 사포질을 얼마나 빡세게 했길래 이렇게 접합선을 잘 수정했...(야!)

그야말로 쭉쭉빵빵한 랩터의 외관, 아무래도 스텔스성을 유지하려다보니 표면의 조그마한 틈 조차도 용납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앞으로 아카데미의 F-22를 조립할 때는 접합선 수정, 패널라인 NO, 웨더링 NO로 하는게 고증에 맞을듯 합니다.

이것은 실제 시범비행을 앞두고 활주로에 주기중인 F-22들입니다. 아쉽게도 이륙하는 모습은 못 찍었습니다.

새하얀 F-22의 속살...이 아니고, 웨폰베이를 열고 비행하는 F-22의 자태입니다. F-22는 스텔스성 향상을 위해 모든 무장을 내장식으로 장비하고 있습니다.(휴대용 무장이 없다니, 수퍼로봇인가?) 장내 아나운서가 "여러분, 카메라를 준비하십시오. F-22가 웨폰베이를 엽니다."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웨폰베이 내부의 모습은 이런 에어쇼가 아니면 직접 보기 힘든 장관이죠.(물론 카메라가 구려서 화질이 안좋긴 합니다만)

애프터버너를 열고 급가속 하는 순간의 F-22의 모습입니다. 실제로 본 F-22의 비행모습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이륙하자마자 90각도로 직각 상승해 관객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순식간에 360도 기동까지 벌이더군요. 엔진방향을 마음대로 바꿀수 있는 추력편향노즐의 위력을 눈으로 직접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F-22를 모델로 삼았다는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플러스'가 시시하게 보일 정도로, F-22의 기동력은 현란하더군요. 막상 만화나 영화로만 보던 그런 항공 액션 장면을 실제로 보니 더욱 오싹하다고나 할까요.

F-22 시범비행 마지막에는 역사적 비행(Heritage Flight)가 이뤄졌습니다. 2008년은 미공군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데요, 그에 맞춰서 P-51 머스탱, F-15 이글, F-22랩터가 나란히 편대비행하는 것이죠. 미공군의 60년 역사를 대표하는 주력전투기가 한자리에 모여 비행하는것 자체가 기념비적인 비행이라는 뜻이죠. 초음속기인 F-22가 2차대전 당시 프로펠러기인 P-51과 나란히 비행한다는 것 자체가 고난이도의 기술이라 할수 있는데, 이 자리에서는 훌륭하게 비행을 완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F-22 한쪽에는 랩터의 파일럿과 정비사들이 꼬꼬마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열고 있습니다. "우와~스타스크림이다~~"라며 사인을 받고 희희낙락하는 어린이들. "앞으로 F-22 파일럿이 되고 싶니? 아니, 네가 클때 쯤이면 F-35 파일럿이 되겠구나"라고 애들 어깨를 툭툭 두들기는 파일럿들. 이들은 F-22 데모비행대의 파일럿인데요, 단순히 시범비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역 고등학교 1일선생님을 하면서 공군 입대를 팍팍 부추기는 대민접촉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대와 관련된 사항일수록 시시한 것도 군사기밀이라고 꽁꽁 감춰두고 쉬쉬하기보는, 아예 '스타 마케팅'을 통해 사인회도 열고 순회공연도 열고, 영화출연도 팍팍 시키는 미공군의 마케팅 전략을 우리도 본받는 것도 어떨까 싶네요.

기회가 되면 다른 비행기 사진들도 좀더 소개해보겠습니다.

덧글

  • 선하(종훈) 2008/10/22 17:05 # 삭제 답글

    그냥 철판이라기보단 복합섬유 어쩌고 저쩌고를 섞었지요...그리고 저건 기밀이라기보단...관리하기 힘드니 가려놓았지요 이미 모형으로 콕피트나 그런건 거의 파악되지요...문제는 소프트웨어가 어떤게 어떻게 정확히 되는가 그런게 기밀인지라...저렇게 덮어놓은것 같습니다
  • 하이아 2008/10/23 03:31 #

    맞는 말씀입니다. SR-25 블랙버드같은 70년대 초음속기야 정말 티타늄 철판으로 만들었겠지만, F-22같은 5세대 전투기는 복합섬유나 RAM도료 등을 바르고 있으니까요. 말씀하신대로 철판이라고 쓴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로리 2008/10/22 19:11 # 답글

    진짜 멋지긴 하군요.
  • 하이아 2008/10/23 03:32 #

    정말 실물로 보면 멋지죠. 이맛에 에어쇼를 가는 것 같습니다.
  • 시마에쨩 2008/10/22 20:18 # 답글

    도대체 사포질을 얼마나 빡세게 했길래 이렇게 접합선을 잘 수정했...(야!)
    << 공감합니다 ㅎㅎ
  • 하이아 2008/10/23 03:33 #

    미군 군바리들도 까라면 깐다고 사포질을 빡세게 한 결과일까요? 아니면 수퍼클리어같은 무광마감재를 쓴거 아닌가도 생각해봅니다.^^
  • NePHiliM 2008/10/22 20:29 # 답글

    학학학 = _=...
    RAM도료를 발랐건 복합소재로 떡질을 했건간에

    깔끔 간지나는 저 외관이란 ㅡㅠㅡ
    -네피
  • 하이아 2008/10/23 03:33 #

    정말, 에어쇼 출연 기체 가운데 가장 쭉쭉빵빵깔끔했답니다.
  • Ladenijoa 2008/10/22 20:50 # 답글

    오옿 F22A의 공개군요. 경계는 진짜 삼엄하기는 합니다만...
    대민 서비스인지 아니면 F22A 사달라는 여론 조성용인지는 모르겠네요(둘 다 일듯;;)
    한국의 주한미군 기지에서 F22A를 공개하는 날은 한 20년은 지나야 되려나요-ㅅ-
  • 하이아 2008/10/23 03:38 #

    반갑습니다. 평소 블로그 열심히 애독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미공군의 F-22 전미순회공연(?)은 "뱅기 더 사줘~~"라는 공군의 무력 시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포스팅은 못했지만, 록히드 마틴하고 공군에서 관객들을 대상으로 F-22 홍보물을 마구마구 뿌려댔거든요.(F-22 종이접기, F-22 브로마이드, F-22 군번줄하고 뱃지 등등...)
  • 2008/10/25 02: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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