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 테일 : 개에게 책 읽어주기 남부의 사람,풍경들

2008년 10월께, 동네에서 열린 '북 페스티벌'에 놀러갔더니, 공공장소에 웬 '개판'이 벌어져 있길래 가까이 가봤습니다. 웬걸, 어린이들이 개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더군요.
소귀에 경읽기도 아니고, 개귀에 책읽어주기...인데 개들이 용케도 심심해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고, 애들은 그게 신이 나서 계속 책 읽어주고...

큰 개건 작은 개건 책 읽어줄 때만은 진지합니다. 어째 책 읽는거 듣는 폼이 우리집 애기보다 더 진지한 듯...
물어봤더니 이 행사는 '도기 테일'(Doggy Tail)이라고 해서, 어린이들이 개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독서에 더욱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훈련 프로그램 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거라면 독서에 흥미없는 꼬마애들도 책읽어주기에 재미를 붙일수 있을듯 하네요. 개 꼬리를 뜻하는 '테일'과 이야기를 뜻하는 '테일'의 중의적 의미를 갖는 것도 재미있고...

자식자랑...이 아니라 개자랑에 여념이 없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개들은 이른바 '세라피 독'으로 복종훈련 및 친화력 훈련, 오래 한자리에 머무는 훈련을 통과한 후 정식 자격증을 얻은 선발된 개라고 설명(이라고 쓰고 자랑이라고 읽는다)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미국인 특유의 애견문화와 자원봉사 문화가 결합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애견인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무르는게 아니라, 자신의 특기를 살려 공공봉사에 나서는 모습이 재미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아직은 애견이라고 하면 백안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만, 취미건 오덕질이건 특성을 살려서 이렇게 자원봉사에 나선다면 언젠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글

  • Y_Ozu 2010/07/13 11:47 # 답글

    한국에서 키우는 개들보다 비교적 큰 개들이 많이 보여서 반갑군요. 제가 말라뮤트나 허스키같은 종류를 좋아해서... 아무튼 미국은 땅이 넓어서 애견인들에게는 참 좋은 환경인것 같습니다.
  • 하이아 2010/07/17 06:21 #

    미국은 딴건 몰라도 개 키우기 참 좋은 곳이죠. 웬만한 공원에 가면 '도그 파크'라는 곳이 있어서, 일부 지역을 개들에게 목줄 풀고 자유롭게 뛰놀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개나 다람쥐, 오리 등을 집앞 마당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환경이라서 자라나는 애들 정서에도 좋구요.
    여담입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작은 개가 좋습니다만...커다란 개는 좋긴 한데, 막상 키워보면 감당하기도 힘들고, 목욕시키기도 힘들고 해서요. 물론 이동네 사람들은 조그만 백연 할머니가 거대한 개 두마리씩 산책시키는 모습도 자주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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