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하니 생각나는 이야기... 여의도 블루스

지금은 광업진흥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 박양수 전 의원이 지난해 국군의 날에 전해준 이야기.
박 전의원은 민주당 동교동계 출신으로는 드물게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인물입니다.

2002년 10월 1일 오전. 국군의 날 행사가 계룡대에서 열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각부 요인이 참가한 가운데,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2002년 10월이면 한창 '이회창 대세론'이 위세를 떨칠 때입니다. 이같은 우세를 반영하듯 이후보는 국군의 날 행사장을 비우는 여유를 과시했습니다. 민주당측은 "아들을 군대 안보낸 이후보의 자책감 아닌가"라고 공격했지만, 이회창 대세론 앞에는 공허한 울림이었습니다.

반면 노무현 후보는 당안팎의 '흔들기'와 정몽준 후보의 인기에 치여 빛을 못보던 때였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군에 아는 연줄도 인연도 없습니다. 그가 국군의 날 행사에 참가한 것도 군 장성들에 대한 일종의 '맞선'이라 할수 있었지요. 맞선의 중매쟁이 역할은 천용택 민주당 의원이 나섰습니다. 천의원은 육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역임해, 그나마 군에 연줄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행사 직후 다과행사가 되자, 천의원이 노후보를 데리고 이곳저곳 인사를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군 장성들은 노후보를 피했습니다. 의례적 인사만 나누거나 아예 모른체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는 것. 대세에 밀린 노후보와 친해봤자 좋을게 없다는 노골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첫인사하는 노후보의 태도가 깍듯하기는 커녕 뻣뻣했다는 것도 감점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행사가 끝나자 천의원과 박의원은 한숨을 푹푹 내쉬어야 했습니다.

박 전의원은 이 사실을 회고하면서 말하더군요. "노대통령, 지금(2003년) 사열 받으면서 감개무량했을거야. 그때 박대받던 생각 무척 나겠지."

군 장성은 이미 군인이 아니라 정치인이라고들 합니다. 부정적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가 가진 영향력이 이미 정치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치에 너무 민감한 것도 군인이 할 일은 아닙니다.

짤방은 2003년 국군의 날 행사 당시 사열받는 노무현 대통령과 국방장관.
불과 1년전 모습과 무척이나 비교되는군요. 역시 인생만사 새옹지마입니다.

덧글

  • 산왕 2004/10/05 22:57 # 답글

    정치에 민감하지 않으려 해도 정치가 민감하게 작용하니 어쩔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줄 안 서고 진급할 수 있는 사회입니까..한국이..
  • 프리스티 2004/10/05 23:08 # 답글

    허 참-_-;; 하긴, 줄줄이 별들이 한 자리 꿰차 앉았던 것도 오래 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참 씁쓸하군요;
  • 하이아 2004/10/06 00:55 # 답글

    산왕 님> 사실 줄 문제는 저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죠.
    프리스티 님> 군대는 눈치입니다.^^ 별들이라도 예외는 아니지요.
  • akachan 2004/10/06 17:02 # 답글

    저도 잡지 쪽에서는 모 그룹(소위 말하는 인맥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겠지만(적어도 밖에서 보기에는) 제가 다른데 가면 훨씬 심한 벽을 느끼게 되니까요. 근 몇 년 동안은 각종 문예공모나 시나리오 공모에서 뼈저리게 느껴지더군요.
  • ♬미냥 2004/10/06 20:33 # 답글

    관련 덧글은 아닙니다만...
    ...저도 집에 쌀이 떨어졌어요..ㅠ0ㅠ
  • bzImage 2004/10/06 21:10 # 답글

    별 중요한건 아닙니다만, 사진 보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인줄 알고 봤다가 다시 보니 노무현 현 대통령이군요. 왠지 피곤하고 나이들어보였습니다. 기분탓인가?;
  • 미도리 2004/10/07 00:32 # 답글

    저도 관련 덧글은 아니지만..저역시 집에 쌀 떨어졌답니다..T^T
  • ♬미냥 2004/10/07 02:53 # 답글

    아참. 링크 신고합니다 ^^;
    (N통신에서 뵙던 분을 보니 왠지 그시절이 그리워지네요
  • 하이아 2004/10/07 23:26 # 답글

    akachan 님> 어느 사회건 조직이건, 카르텔이나 이너서클을 뜯어고치긴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오죽하면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고들 하겠습니까.
    미도리 님> 저런, 그래도 끼니는 빼먹으면 안돼요. 요즘같은 날씨 밥을 걸렀다간 감기걸리기 십상입니다.
    ♬미냥 님> 링크 감사합니다.
    bzImage 님> 다시 찬찬히 뜯어보니 정말 늙어보이는군요. 마음고생이 심했나.
  • 루나 2004/10/11 18:19 # 삭제 답글

    아닛.. 정말 쌀 떨어지셨어요? 오늘 뵈니까 얼굴 살이 많이 빠지셨던데 다 그것 때문? 흑 T_T 어쪄요...
  • 어메식 2004/10/15 08:11 # 삭제 답글

    하이아군...쌀을 다시 구할 길은 어떻게 보이는가? (...)
  • 하이아 2004/10/17 00:21 # 답글

    어메식 군> 당분간 쌀은 필요 없을 듯. 요즘은 요구르트와 우유를 주식으로 삼고 있거든.
    루나 님> 앗, 살이 빠졌다니 감사합니다. 드디어 다이어트의 효과가!(불끈)
  • 은림 2004/10/19 22:38 # 삭제 답글

    유가 폭등 때문에 다이어트에 지장 많아요--;;
  • 로리 2004/10/20 07:25 # 답글

    코메디라면 정말로 코메디ㅤㄲㅔㅆ군요.
    특히나 그때 피한 장성들이라면 노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반으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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