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다 어디갔니?

한국 애니메이션 다 어디갔니?

2007 01/09   뉴스메이커 707호

‘투니버스’ 시청률 부동의 1위… 국산 작품은 거의 없어
왼쪽부터 ‘페이트-스테이나이트’ ‘스쿠비 두와 늑대인간’ ‘톰과 제리’.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 담당자인 김모 PD는 요즘 고민이 많다. 여덟 살짜리 아이가 학교에서 귀가하자마자 자신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닌 ‘투니버스’ ‘챔프’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 교육과 드라마 위주의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보다 현란한 애니메이션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김 PD는 “내 자식이 아버지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안 보고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을 보는데 다른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씁쓸해 했다.

한·미·일… 애니채널 춘추전국시대

스쿨럼블

애니메이션 채널이라고 얕봐선 안된다. 영유아 자녀를 갖고 있는 부모라면 지금 자녀가 보는 TV채널을 유심히 지켜보라. 십중팔구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일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소리없는 강자다. 온미디어의 ‘투니버스’는 2002년 11월부터 무려 4년 동안 케이블 시청률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MBC와 KBS, SBS의 드라마 채널도 너끈히 제친 결과다. 여기에 2005년 한 해 동안 미국, 일본 등 외국계 애니메이션 채널 4개가 잇따라 개국하며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그 틈바구니에 한국 애니메이션은 없다.

2004년까지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은 온미디어의 ‘투니버스’ 독주체제였다. 1994년 ‘오리온카툰네트워크’로 처음 출발한 이래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전문채널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02년 ‘애니원’이 출범했으나 위성채널의 특성상 케이블 채널인 투니버스의 아성을 위협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4년 출범한 CJ미디어의 챔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케이블 채널의 양대산맥인 온미디어와 CJ 중 CJ가 대원과 손을 잡은 것. ‘챔프’는 ‘강철의 연금술사’ ‘유희왕’ 등 최신 일본 애니메이션을 내세우며 투니버스 독주체제를 위협했다.

여기에 지난해 외국계 애니메이션 채널이 잇따라 한국시장 입성을 선언했다. 이들 채널은 기존 애니메이션을 수입하는 국내 애니 채널과 달리, 자사가 만든 최신 애니메이션을 발빠르게 방송하고 있다. 중앙방송은 지난해 11월 미국 타임워너 산하의 터너 브로드캐스팅(TBS) 아시아 퍼시픽과 제휴를 통해 ‘카툰네트워크’를 개국했다. ‘카툰네트워크’는 세계 160개국에서 방송 중인 24시간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이곳은 ‘파워퍼프 걸’ ‘톰과 제리’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을 직수입하며 공격적 편성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어지는 내용

by 하이아 | 2007/01/19 15:36 | 트랙백(1) | 덧글(8)

‘해변의 여인’고현정·김승우 티격태격 인터뷰

기묘한 조합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코믹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온 연기파 배우 김승우, 베일에 가려진 화제의 주인공 고현정이 한 자리에 모여 ‘사건’을 하나 만들었다.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 봄·전원사)이다. 여름 어느날 해변에서 만난 두 여인(고현정·송선미)과 속물 영화감독(김승우) 사이의 기묘하고도 유쾌한 하룻밤 이야기를 그렸다.

‘해변의 여인’은 홍상수 감독 작품답게 토론토·뉴욕영화제 등에 초청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한 고현정, 홍 감독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김승우. 이들은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걸 꿈꿨을까.

▲고현정=하늘땅 별땅 아니거든요. 제가 그렇게 성취욕이 강해보여요?(웃음) 저는 그렇게까지 영리한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저처럼 미스코리아 출신에 상업적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홍상수표 영화’에 어울릴지 불안했죠. 올해초 집앞 카페에서 감독님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저, 정말 출연해도 되나요”라고 물어보기까지 했어요.

▲김승우=제가 원래 작품 고르는 안목이 없잖아요. 이번 영화도 대중적 영화인 줄 알았죠.(웃음) 사실 올해초 일본영화 ‘멋진 밤을 내게 주세요’를 찍으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 마친 뒤에는 무조건 쉬려고 했는데, 감독님에게 국제전화를 받고 마음을 바꿔 출연키로 결정했죠.

‘해변의 여인’은 홍상수 감독 작품답게 음주, 주정 장면이 많다. 배우들은 빨깨진 얼굴로 연신 소주잔을 들이킨다. 연기라기엔 실감나는 그들의 음주, 과연 진짜로 술을 마신 것일까.

▲고=진짜 마셨어요.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누가 술을 권한 게 아니라 제가 마셔보고 싶다고 했어요. 감독님 특성상 전화통화 장면부터 술주정 장면까지 모두 ‘라이브’로 찍었답니다.

▲김=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컨셉트가 없어요. 그냥 흰종이 한장 갖고 나가서 같이 칠하는 기분이에요. 처음에는 좀 어려웠는데 3~4회 찍고나니 소풍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중엔 ‘오늘은 술마시러 갈까, 아니면 놀러갈까’하고 항상 설레는 기분이었다니까요.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남녀가 함께 장식한다. ‘양다리 걸친’ 사실이 들통난 김중래(김승우)가 김문숙(고현정)에게 집요하게 추궁당하는 장면은 옆집 부부싸움을 보듯 소박하지만 실감이 넘친다.

▲고=말하다 보면 너무 열받지 않아요? 여자라면 누구나 화낼 상황이죠. 생각해 봐요. 여자는 남자와 싸울 때 곧바로 ‘바람피웠냐’라고 묻기보단 ‘그날이 어떤 날이었냐’ 식으로 틀을 갖추며 돌려말하죠. 그 장면에서 김문숙은 남자를 밀어붙일 때까지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봐요. 날 이겨내면 사귀고 못하면 말고.

▲김=정말 절실하게 연기한 부분인데, 오늘 다시 보니 웃기긴 웃기네요. 남자는 너무 놓치기 아까운 여자일수록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해요. 진짜 사랑한 사람이라면 사이가 끝장 났어도 ‘클리어’하게 정리하기 어려운 게 남자 마음이죠.(너털웃음)

▲고=(샐쭉한 표정으로) 문숙이니까 그 정도로 끝났지, 나라면 그렇게 안 끝났을 걸요? 남자가 날 사랑하는 증거가 희미하면 희미할수록 확실히 하고 싶은 게 여자들의 심리니까요.

영화는 두사람의 사랑을 매듭짓지 않은 채, 여운을 남긴며 끝난다. 과연 영화 속 두 사람은 헤어진 것일까. 아니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처럼9년후 쯤 이 배우, 이 감독·스태프들이 다시 모여 뒷이야기를 찍었으면 해요.

▲김=우리는 ‘해변의 여인2’ 찍을 겁니다. 저도 9년 후 다시 찍을 그날을 기다립니다. (홍상수) 감독님도 그 때까지 담배 끊고 체력관리 잘하셔야죠.(웃음)

〈이종원기자 higher@kyunghyang.com>

덤...입니다.

by 하이아 | 2006/08/28 23:58 | 인터뷰 | 트랙백 | 덧글(3)

어슐러 K 르귄, [게드전기]의 미야자키 감독을 맹비난 (下)

번역 전반부에서 이어집니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게드전기]에 대한 원작자 르귄 여사의 15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감상문의 후반부입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르귄은 [게드전기]에 대해 시종일관 냉정하지만 차분한 어조로, 실망감과 비판을 적고 있습니다.
원작자가 영화화된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맹비난 하는 일은 거의 유례없는 일인지라, 짧은 영어실력이나마 간단히 번역해봅니다. (제가 시간이 없는 고로 두번에 걸쳐서 번역해 올립니다. 참, 이 번역문은 다른 곳으로 옮기진 말아주세요.)

영화에 대하여
 

[게드전기] 장면의 상당부분은 아름다웠지만 애니메이션이 너무 빨리 만들어진 나머지, 많은 장면이 삭제됐다. `토토로'의 세밀한 필치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파워풀하고 현란한 디테일도 없다. 이미지는 효과적이지만 너무 상투적이다.

장면의 상당부분은 흥분됐다. 그러나 그 흥분은 대부분 폭력에 의존한 것이다. 이러한 폭력은 내 책의 정신과도 맞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지만, 장면의 상당부분이 맥락이 맞지 않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내 책의 줄거리를 떠올려 보려고 얼마나 노려했는지 모른다. 같은 줄거리에 같은 등장인물에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은 전혀 다른 분위기와 역사, 운명을 그리고 있어 혼란을 야기한다.

물론 애니메이션이 원작을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다. 영화는 소설과 전혀 다른 예술이며, 이야기의 형식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40년동안 출판돼온 책에 기반을 두고 그 제목을 빌려 영화를 만든다면, 적어도 등장인물이나 줄거리에 대한 어느정도 성실함을 보여야 하지 않는가.

미국도 일본도 내 작품을 영화로 만들 때마다, 내 소설에서 몇가지 컨셉이나 이름만을 빌려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전혀 내용도 다를 뿐더러 맥락도 맞지 않는 줄거리로 대신 채웠다. 원작은 커녕 독자에 대한 존경심마저 전혀 보이지 않는 그들의 행태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거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삶과 죽음, 세계의 균형에 대해 내 책의 대사를 자주 인용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 책의 등장인물이나 그들의 행동동기는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메시지도 영화 속 등장인물이나 줄거리를 통해 표현하는 대신 `설교'해버린다. 물론 어스시 시리즈의 처음 3권에서는 설교 투가 있기는 했지만, 나는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표현하고 늘어놓은 적은 없다.



기니까 접습니다.

by 하이아 | 2006/08/20 17:39 | 만화이야기 | 트랙백(2) | 덧글(4)

어슐러 K 르귄, [게드전기]의 미야자키 감독을 맹비난 (上)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게드전기]에 대해 마침내 원작자 어슐러 K 르귄이 입을 열었습니다.
르귄의 원작 [어스시의 마법사]의 내용을 대폭 바꾼 [게드전기]에 대해 그동안 많은 찬반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르귄 여사는 15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에 [게드전기]에 대한 장문의 설명과 감상문을 적었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르귄은 [게드전기]에 대해 시종일관 냉정하지만 차분한 어조로, 실망감과 비판을 적고 있습니다.
원작자가 영화화된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맹비난 하는 일은 거의 유례없는 일인지라, 짧은 영어실력이나마 간단히 번역해봅니다. (제가 시간이 없는 고로 두번에 걸쳐서 번역해 올립니다. 참, 이 번역문은 다른 곳으로 옮기진 말아주세요.)
 

게드전기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만든 어스시 영화 ‘게드 전기’에 대한 반응.

영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일본과 그밖의 나라 팬들을 위해 몇자 적는다.


일러두기


자신의 책이 영화화되는데 대해 대부분의 작가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일단 계약서에 사인한 후에는, 원작자는 일체 간섭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제작 자문’(creative consultant)식으로 영화에 참여하는 건 거의 의미가 없다. 부디 영화를 원작자의 것(물론 각본가는 예외다)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그리고 원작자에게 “도대체 왜 그런거야?”라고 묻지 마라. 원작자 본인도 궁금하니까...


영화화 과정

20년 전 어스시 이야기가 아직 3권까지 나왔을 적에, 미야자키 하야오씨가 어스시를 애니메이션화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나는 그의 작품에 대해 잘 몰랐다. 내가 아는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정도인데, 나는 디즈니를 무척 싫어했다. 그래서 나의 대답은 ‘NO'였다.

6~7년 전쯤, 내 친구 Vonda N. McIntyre가 ‘이웃집 토토로’를 추천해서 같이 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 즉시 미야자키의 팬이 됐다. 나는 미야자키가 구로사와 아키라나 페데리코 펠리니에 버금가는 천재라고 믿었다.

몇 년 후, 어스시의 일본어 번역자 시미즈 마사코씨가 미야자키의 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는 무척 기뻤다. 나는 시미즈를 통해 미야자키 감독에게 “아직도 어스시에 관심이 있다면, 영화화에 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후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토시오씨와의 협의과정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소설의 줄거리나 캐릭터를 너무 많이 바꾸는 것은 현명치 못한(unwisdom) 일이다. 왜냐하면 이 소설이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걸쳐 많이 읽혀졌기 때문이다.”



기니까 접습니다

by 하이아 | 2006/08/17 03:35 | 만화이야기 | 트랙백(8)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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